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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부지런한 남자

회사일을 하다보면 동료와 많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동료와 친해지게 되고 업무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그러나 이때 중용을 지키지 않으면 주객이 전도되는 일이 생긴다.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동료와 친해지는게 아니라, 업무를 등한시 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중용을 지키지 못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들 뿐만 아니라 나도 범하는 일상이기도 하다. 

하루는 회사 식당에서 뭘 먹을까 고민을 하고 있는데 선배님이 오늘도 런닝을 뛰고 왔냐는 말에 여섯시부터 일곱시까지 뛰었는데 추운줄 모르고 반바지 입고 나갔다가 고생은 있는대로 다하고 왔다고 하니, 정말 보기 드문 부지런한 친구라며 칭찬 일색이다. 아니라고 부끄러운 척(!) 겸손한 척(!) 하며 밥 먹고 양치하고 자리에 앉는다.

일 좀 해볼까 하고 기획 업무를 진행하려 하면, 방금 전에 이야기 했던 선배가 커피 한잔 사주겠단다. 담배 한대 입에 물고 이야기 하면서 시간을 보내면 삼십분이 금방 간다. 그러고 나서 다시 자리에 앉으면 동료가 상담할게 있단다.

"나 지금 너무 힘들어. %%끼가 오늘도 #랄이야. 지금 이야기 할 수 있어?"

"업무 끝나고 밥 먹으면서 이야기 하자."

라면 당장 죽을 것 같은 표정으로 알았어.. 라며 자리에 돌아간다. 신경쓰인다. 결국 이야기 들어 준다. 1주일에 하루는 무조건 생기는 일상이다. 

그러고 나서 집에 돌아와서 자신을 돌아볼 때면 선배가 한 말이 생각난다. 

"성엽씨는 정말 부지런한 것 같아. 젊었을 때 내가 그랬다면.."

오늘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부지런한 것도 적당히 해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일에 있어 부지런하다는 것은 거짓말이 아닐까? 뭔가에 부지런하기 위해서라면 한 가지는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 지금에서야 명료해집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런닝, 식사, 공부, 출근, ???, 식사, 업무, ???, 식사, 퇴근, 학원, ???, 운동, 블로그. 대체 중간에 비는 시간들은 대체 무엇이며, 아침 저녁으로 운동을 하고 나니 피곤해져서 그런건지 생각의 중심을 잡지 못하는 것 같더군요. 

결국 공부를 중심으로 잡으려면 운동으로 기울어진 시간을 포기해야 하고, 업무에 중심을 잡으려면 동료에 대한 친분을 어느 정도는 포기해야 한다.

라는 걸까요?

깊이 없는 글에 중용이라는 깊이 있는 단어를 집어 넣었습니다...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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